유서
5평짜리 원룸
반쯤 남은 소주
세일 코너에서 산 방울토마토
물크러진 것들이 너를 살게 했다는 말이
나는 아주 조금도
쓸모가 없었단 네 마지막 활자가
자기야.
나는 너무 아팠다
사는 내내 불행이 장마처럼 내려
이럴 바에야 눈이나 내렸음 좋겠단 네 말에
바보 같이 나는 겨울을 기다렸지
허물지 않는 열정과 멍들지 않는 애정 잔뜩 까매진 나를 도려내도
나는 너를 못내 사랑했을 터
내가 말했었지 너는 거짓말을 못 해
내내 불행했단 말은 뺐어야지
너 그날 눈이 마치 찌라시처럼 쏟아지던 날
네가 얼마나 제비꽃 같이 웃었는지
사랑해.
이것도 거짓말이야
'새벽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오늘처럼 온종일 인터넷만 하다가 (0) | 2024.06.10 |
---|---|
너도 언젠가는 (0) | 2024.06.08 |
무제 (0) | 2024.06.08 |
난 그냥 무능이야. (0) | 2024.05.30 |
어째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(0) | 2024.05.26 |